티스토리 뷰
비염과 호흡의 중요성
본격적인 환절기가 찾아오고 날씨의 변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요즘, 비염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비염이 심할 때는 코로 숨을 쉬는 것도 힘들어져서 무심코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요. 비염은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흔한 질병이고 오랜 시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기까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호흡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잊어서는 안 되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왜 비염을 치료하고 코로 호흡해야 하는지, 그리고 비염을 방치하고 입으로 호흡을 계속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호흡은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신체 기능입니다. 이를 생물학적 표현을 빌려서 말씀드리면 우리 몸이 세포 대사 활동의 연료인 산소를 받아들이고 그 부산물인 이산화 탄소를 배출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과학적인 과정을 모르고 배우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호흡을 해왔습니다. 호흡을 안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러면 수십 년 동안 우리가 해왔던 호흡을 5초만 같이 해보겠습니다.그런데 이렇게 혹시 숨을 쉬는 와중에 무의식적으로 입이 벌어지진 않으셨나요? 그러면 호흡의 바른 방법인 코호흡 대신에 입 호흡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은 8,000L 넘고 무게로 치면 15kg, 횟수로는 1만 번 이상이라고 해요. 이렇게 많은 횟수 동안 코 대신 계속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바로 목을 통과해서 기관지와 폐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오염 물질,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유발 물질 같은 것들이 호흡기로 바로 침투하여 호흡기 질환의 발생 확률이 올라가게 됩니다.반면에 코로 호흡을 하게 되면 코 안에 선모, 점막, 점액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유해 물질을 걸러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를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조절하여 안정화된 공기를 기관지와 폐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입호흡은 이러한 과정이 없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를 바로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지 않은 차가운 공기가 직접 폐로 들어가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가 호흡기가 쉽게 건조해지고 손상을 입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게 됩니다.
입 호흡이 초래하는 문제들
우리가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치주 질환, 이빨 관련 질환, 그리고 호흡기 질환까지 다 유발할 수 있습니다. 먼저 치주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입안이 건조해집니다. 그러면 침의 세균 차단 기능이 약해지고 치아가 부식되기 쉬워져서 충치도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이런 건조한 상태는 침의 농도를 높여 치아와 잇몸 사이의 치석이 더욱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치석은 구강 내 염증을 일으켜 잇몸 염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또한, 입 호흡은 여러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입으로 숨을 쉬면 목이 건조해지고 미생물들이 늘어나 가래가 늘고 전반적으로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부비동염, 충농증 등의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코고리, 코막힘, 두통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 침투한 세균과 바이러스 때문에 목에 염증이 생겨 인후염과 같은 질병도 발생하기 쉽습니다.입 호흡이 계속되면 이런 일차적인 질병 문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한 실험결과, 학창시절 건강했던 아이가 알레르기가 생겨서 코가 막히고 입으로 숨을 계속 쉬게 된 경우 아이의 얼굴이 길게 성장을 하고 턱이 뒤로 밀려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이렇게 입으로 호흡을 계속하면서 변화된 얼굴 형태를 아데노이드 얼굴형이라고 부릅니다.아데노이드 얼굴형은 대체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 동안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면서 이러한 얼굴 변형이 점차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아데노이드 얼굴형은 폭이 좁고 길게 얼굴형이 성장하면서 위턱이 짧아지고 입을 벌리게 되며, 아래턱은 뒤로 들어가고 앞니는 앞으로 돌출하는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이런 변형이 단순히 외관상 문제뿐 아니라 이러한 얼굴 형태에서는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입도 균형이 맞지 않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씹는 기능도 떨어지고 소화도 불편해져 여러모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올바르게 코 호흡을 하는 방법
스웨덴의 아틴 아르샤디안이 2018년에 신경과학 저널 온라인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코 또는 입을 통해 한 시간 동안 숨을 쉬게 한 후 기억력을 테스트한 결과, 코로 호흡한 사람들이 입으로 호흡한 사람들에 비해 냄새를 기억하는 능력이 더 높았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호흡이 일시적 기억의 통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뇌의 핵심적인 인지 기능이 호흡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비염 치료에 관해서는 예전 영상들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으니 그 내용들을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오늘은 의식적으로 코로 호흡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 호흡을 위해서는 혀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첫째, 혀끝을 앞니 뒤의 오돌토돌한 곳에 위치시키고, 둘째, 혀 뿌리까지 입천장에 닿게 하세요. 셋째, 어금니를 꽉 물지 않은 상태로 입술은 굳게 다물어야 합니다. 이 상태에서 코로 숨을 들이마셔 보세요. 들이마셨다가 내쉴 때 호흡이 이전보다 수월해졌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이번에는 아까와 같지만 혀를 바닥으로 내린 상태에서 입도 다물고 숨을 들이마셔 보세요. 혀가 바닥에 있을 때보다 입천장에 붙일 때 코로 숨을 쉴 때 더 깊은 숨을 들이마실 수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혀를 제자리에 위치시키고 호흡하는 법을 기억나실 때마다 의식적으로 연습해 주시면 우리의 호흡법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고 있을 때 무의식 중에 입이 벌어진다면 잠들기 전에 입술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입을 다물고 잘 수 있게 도와주는 수면용 테이프도 시중에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 테이프를 사서 붙여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